형아가 너무 그립다. 보고 싶다. 그냥 보는게 아니라 정신이 혼미하도록 꽉 안아보고 싶다. 어떻게 그렇게 살았느냐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하고 싶다. 내가 그렇게 되고 싶다. 아무것도 무서운게 없었던 형아처럼 되고 싶다.
일어나보니까 아, 하고 꿈에 우리 자기가 나왔다.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나오겠지 이제. * 글 중간에 이렇게 눈꽃을 넣는건 누가 먼저 시작한 걸까. 똑같은 특수문자 하나를 넣는 일인데도 깜짝깜짝 놀란다. 누구는 별이라 하고 누구는 꽃이라고 하고 누구는 눈꽃이라고 하고. *그래서 많이 보고 싶다, 형아.
점점 형아가 보던 세상을 나도 볼 수 있게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날 영영 작고 힘없게 붙잡을 것같던 불안도 무섭도록 안일해지는 증상도 다 지나고 이제는 이 앞에 뭐가 있어도 앞으로만 갈 수 있다. 먼 곳, 장애물 너머에 있는 곳일 뿐만 아니라 모든게 결국 다시 모이는 곳을 봤을 것이다. 형아는. 의미심장한 웃는 얼굴도 갑자기 그런 어른이 한참이나 운 ...
꿈에서 아주 예전의 내 모습으로 요즘의 일상을 지냈다. 형과 나는 그 시절 참 많이 닮았었다. 아마 오래전에 썼던 일기를 어제 잠깐 읽은 게 꿈에도 나왔나보다. 일기는 형의 얘기들 중에서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내용들과 많이 겹쳤다. 마치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그때의 내 고민들은 말하자면 고상한 것들이었다. 내가 당장 먹고 사는 일 자체보다 더 크고 먼 일을...
지난 밤에는 나도 한참을 울었네. 누군가가 쓴 '지나가버린 좋은 것들'에 대한 글이 내게 좋은 사람들 다 지났다 말했네. 다 좋았다고, 많이 좋았다고도. 내게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고 또 믿은 의미를 깨달아 자정을 넘어 한참을 울었네. * 형이 말하던 일들이 하나씩 실현된다. 큰 틀을 알려줄 뿐이라고 했지만 그래야 실수를 해야만 할때 하고, 해선 안되는 때가...
어디로 가도 형이 있다. 형아 얼굴을 까먹을까봐 얼마전에 뭐 적다가 말고 노트 구석에다 형 얼굴을 열심히 기억에서 되살려 그려봤다. 날이 조금만 쌀쌀해도 면으로 된거같은 목티를 입고, 자켓이나 코트같은 겉옷은 맞춘 것처럼 어깨가 딱 떨어졌다. 늘 참 미인이라고 생각했다. 얼굴은 갸름한 편이고 눈이 그림처럼 예쁜 모양이었다. 머리카락이 길어서 나는 감탄했다....
횽아를 생각하면서 만든 눈덩이를 보러 갔더니, 부서지거나 녹은 것도 아니고 그냥 감쪽같이 사라졌다! 누가 가져갔나보다. 마음에 들었나보다.
눈이 새하얗게 쌓여서, 추위는 죽도록 타면서 눈은 좋아하던 당신이 생각났다. 그래서 당신을 위한 눈덩이를 두 개 만들어 나무도 있고, 풀도 있고, 사람들도 오가며, 새들도 앉아 쉬어가는 응달에 놓았다. '여기에 놓으면 해가 떠도 잘 녹지 않겠지.' 달을 참 좋아하던 당신에게 나는 몰래 달덩이 두 개를 바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당신이 가르쳐준 것들은 이제 조...
아아, 사랑스러운 딸이여. 네게 강철같은 몸과 빼앗을 수 없는 단검을 줄 테니 너는 참으로 복되도다. 참으로 복되도다, 딸이여. 스러지지 않을 긴 세월동안 죽지 않고 피흘리는 살점을 보는구나.
작심 삼일이라고 했어요. 묵묵히 길을 가기란 참 어렵네요. 당신이나 나나 말하기를 참 좋아했어요. 내 안이 텅 비어버릴 때마다 나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찰나인 시간동안 나누었던 말들을 되새기고 있어요. "좋은 사람에 대한 예의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는 것." 이라고 했던 그 말부터 하나씩. 어디에 가도 당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어요. 당신은 믿기 어려울 ...
"저건 왜 죽었을까." 까마귀가 다른 까마귀의 죽음을 본다. 바닥에 짓뭉개진, 죽은 그것에게는 우리가 함께한 기억도 그것의 노련한 눈빛과 영리함도 없다. 오직 까마귀만이 그것의 죽음을 바라본다. 살아있는 까마귀는 죽은 까마귀를 본다. 살아있는 나는 죽은 나를 본다. 저것은 왜 죽었을까. * 인간은 까마귀의 짓이겨진 내장을 쓰레기봉투에 던져 넣었다. 비와 바...
엄마는 폰에 와인색 케이스를 끼고 다녔다. 케이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바꾸고 싶다 했었다. 엄마는 그저께 밤에 케이스 벗긴 폰을 내게 맡기면서, 온라인으로 허리 보호대 주문이 어려우니 대신 해달라고 했다. 엄마는 스마트폰 같은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한다. 어플이든 브라우저든, 겹겹이 모두 켜둔 채로 사용하곤 한다. 가끔 그렇게 내 손에 엄마 폰이 들어오면,...
말과 글로 떼돈을 벌고 싶습니다.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